편집위원노트

본문글자크기
기사의 제목, 출처, 작성일 정보 안내
저선량방사선의 인체 영향 (공중보건 관점에서)서성원 (방사선방어 및 안전 분과 세부편집장, 한국원자력의학원)2018-11-22

  방사선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 국제암연구소(IARC) 등에서 인체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상위 발암원으로 분류한다. X선 피폭으로 인한 피부염이 최초로 보고된 1896년 이후, 인류는 계속해서 방사선의 인체 영향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일본 원폭생존자 역학연구를 주요 근거로 100~200 mSv 이상의 선량에서 암 위험의 증가가 관찰되었다. 하지만 그 이하의 방사선 피폭에 대한 인체영향은 아직 많은 불확실성(통계적 검정력 부족, 노출평가의 불확실성, 방사선 이외의 교란변수 정보 부족 등)을 내포하고 있으며, 명확한 관련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에선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100 mSv 이하의 저선량방사선이 안전하다” 라고 단정 짓기도 하지만, 이는 통계적인 검정 체계를 오해한 잘못된 해석이다. 인체영향에 대한 보다 정확한 해석은 “현재까지 축적된 데이터로는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 영향을 증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따라서 저선량방사선이 인체에 무해한지 유해한지에 대한 결론은 현 시점에서 내릴 수 없다” 이다. 사실 인체 유해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유해성에 대한 기준을 먼저 정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위험에 대한 수용성 및 사회적 합의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번 글의 논지와 다소 벗어날 수 있으므로 향후에 논하기로 한다.

 

  저선량방사선의 위험도 추정은 “문턱없는선형모델(linear-no-threshold model, LNT)“을 가정으로 하여, 고선량에서 관찰된 선량-반응 관계를 저선량 구간에서 외삽을 통해 추정한다. 아직 저선량 구간에서의 위험이 선량에 비례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방사선 방호나 안전의 목적에서 현재까지 가장 타당한 모델이다. 일부 세포·모델 동물 기반의 실험 연구를 중심으로 저선량방사선이 인체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는 호메시스 가설을 지지하기도 하지만 최근 방사선 종사자 대상의 대규모 국제공동연구(INWORKS) 등에서 이 LNT 모델을 지지하는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사선 위험도 추정방법으로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서 권고한 명목위험계수와 BEIR(전리방사선의 생물학적 영향에 관한 위원회)에서 제시한 생애기여암위험도가 있다. 비록, 이러한 추정 방법은 특정 소집단이나 개개인의 위험을 예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지라도, 전체 인구집단의 평균 피폭영향을 예상하고, 취약계층을 선별,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타당하고 유효하다.

 

 저선량 영역에서의 인체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찾는 노력과 함께 대중과의 위험 소통(risk communication)을 위한 노력도 필수적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하며, 소통과 교육은 반드시 과학적인 사실과 사회적 신뢰(전문가 집단에 대한 신뢰를 포함)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한다. 과거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위험 소통 부족으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으로 인해 자연방사선 수준에 노출된 산모들의 인공유산이 크게 증가한 안타까운 사례가 있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방사선의 이용범위도 다양해지고, 직업적 혹은 진단이나 치료에 의한 노출도 증가하고 있다. 방사선을 이용한 직업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며 이로 인한 업무상 피폭, 의료 피폭 혹은 예상치 못한 비자발적 피폭에 따른 국민의 보호는 사회적 책임이자 의무이다. 따라서 저선량방사선의 인체영향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 의 관리원칙은 “public health" 차원에서 더욱 엄격하게 유지되어야 하며, 방사선 방호 및 안전은 방사선과 관련된 여러 이슈들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방사선에 민감한 개인(예, 소아, 유전적 특이성 및 가족력 등)의 경우 그 영향은 더 클 수 있으므로, 낮은 선량이라 할지라도 그에 따른 인체영향의 평가와 관리는 사전예방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덧글달기
    덧글달기
       IP : 54.221.43.155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