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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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방사선의학 관련 정부정책 (Ⅰ)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19-10-30

  스산한 가을이 오면 추위에 약한 필자는 집에서 영유할 수 있는 오락거리를 찾아 몰두한다. 그런 필자가 요즘 빠져있는 오락거리는 ‘어쌔신 크리드’ 게임 시리즈 이다. 권력 뒤에 숨어 정치‧경제를 통제하는 거대조직과 맞서 싸우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주인공은 암살 플레이 이외에 여러 가지 유형의 전투를 통해 적진을 초토화 시키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적군을 암살 할 때의 긴장감과 전투를 할 때 느껴지는 타격감이 아주 일품이다.) 또 하나 이 게임의 흥미로운 점은 무질서와 자유를 대변하는 주인공 세력과 질서와 통제를 대표하는 거대조직이 서로 견제하면서 균형을 이루어야 사회가 유지된다는 스토리 설정이다.

 

 

<필자가 몰두하고 있는 오락거리,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1)>

 

  앞서 언급한 게임처럼 상보적인 두 개념이 충돌하면서 정반합적인 균형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자연을 닮은 우리 사회시스템도 유사하다.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로 기술의 발전을 장려하는 정책만 실행한다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고, 규제만 한다면 기술의 발전과 이득은 취할 수 없을 것이다.

  기술의 진흥과 규제, 이 둘의 균형을 잘 맞춰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술로 인한 혜택을 누리게 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과학기술 정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과학기술 분야들이 기술진흥과 규제가 적절히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고 방사선의학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번호에서는 방사선의학과 관련된 국가 진흥정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쯤 되면 다음 달 ‘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 주마!’의 주제가 무엇이 될지 눈치 채셨으리라 생각한다.)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은 원자력진흥법 제9조(원자력진흥종합계획의 수립)에 근거하여 국가원자력 이용정책을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7년부터 매 5년마다 수립되고 있는 국가중장기계획이다. 주로 미래 사회 전망과 원자력 이용개발 환경 분석을 토대로 국가 원자력정책의 장기 비전 및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장기 비전 달성을 위한 향후 5년간의 정책방향 및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한다.

 

 

<과거 수립되었던 원자력진흥종합계획>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되었던 제4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을 통해 1) 원자력시설 안전강화와 원전 신뢰도 제고 및 비상대응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2) 전력수급계획 반영한 원전 설비 용량 증가와 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수립 등을 통한 원자력의 이용 증대 및 이용기반 확충, 3) 해외 원자로 건설사업 수주 및 기술 수출 증대와 방사선 산업 육성정책 추진으로 방사선 관련 시장 확대, 4) 제2차 핵 안보 정상회의 개최,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체결을 통한 원자력분야 국가 위상 제고 등의 성과를 달성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신 기후체제에 대비하여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가속화됨에 따라 신재생 및 원자력에너지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이 강화된 제3.5세대 및 소형 원전의 도입과 수주 경쟁이 세계 원전시장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주지진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졌고 고리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따른 원전 해체기술 역량 확보 필요성 대두 및 방사선시장 규모에 비해 취약한 산업생태계 육성 등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외 원자력정책 환경을 반영하여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원자력 이용개발을 통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비전으로 앞세운 제5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이 2017년 수립되어 추진 중에 있다.

 

<제5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2017~2021) 비전 및 정책방향>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은 원자력정책 뿐 아니라 방사선분야 정책방향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방사선의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방사선 의료·바이오 신시장 창출’을 중점 추진 과제로 내걸고 있다.

 

<제5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2017~2021) 방사선 관련 정책방향>

 

  방사선 관련 신약개발을 위한 전주기 지원 시스템을 확립하고 방사선의학 기초연구부터 임상연구까지 연계를 강화하여 실용화 연구협력 촉진 추진, 방사선 생명·의과학 원천 기술 확보 및 고정밀 저피폭 방사선 치료기술 개발과 방사선 치료효과 의약품 개발, 고령화 사회 중증질환(암, 치매, 우울증, 심혈관 및 염증질환 등) 조기진단 및 임상수요형의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고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테라노스틱스 방사성의약품 개발이 제5차 원자력진흥계획 중 방사선의학과 관련된 세부 과제들이다.

 

 

  원자력진흥종합계획, 에너지기본계획, 과학기술기본계획 등 국가정책 이행을 위해 수립되는 원자력 분야 최상위 연구개발 계획으로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같은 주기로 수립되고 있다. 원자력진흥법 제9조(원자력진흥종합계획의 수립)과 제10조(종합계획의 시행)을 법적 근거로 두고 있으며 국내외 원자력 R&D 정책 환경을 반영하여 원자력이용개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5년간 추진할 연구개발 중점 분야 및 과제를 도출하는 법정 중장기계획이다.

  제5차 원자력연구개발5개년계획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경주지진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원전 안전성 확보, 사용후핵연료 및 방사성폐기물, 원전 해체 등 원자력 이용에 따른 현안 해결을 위한 기술 확보, 글로벌 시장 진출 대비 원자로 핵심기술 확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방사선기술의 육성을 중점으로 하여 24개의 추진과제를 수립하였다.

 

<제5차 원자력 연구개발 5개년 계획(2017~2021) 비전 및 목표>

 

  24개의 추진과제 중 방사선의학과 관련된 내용은 ‘15.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사선기술 확보’와 ‘16. 국민 건강증진을 위한 방사성의약품 및 치료기술 개발’ 이다. 고부가가치 분야인 방사선기술 신산업·신시장 창출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딥러닝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대표기술과 방사선기술을 접목하여 저선량으로 정밀진단이 가능한 방사선 의료기기 개발과 환자 맞춤형 방사성 의약품 개발 및 치료반응 예측시스템 개발, 중증질환 진단·치료용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도출 및 임상시험관리 체계 확립,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치료기술 개발 등이 이번 원자력연구개발 5개년계획 방사선의학 관련 중점 연구개발 과제 이다.

 

<제5차 원자력 연구개발 5개년 계획(2017~2021) 방사선의학 관련 추진과제>

 

 

 

  방사선진흥계획은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진흥법 제3조(방사선등 이용진흥계획의 수립) 비파괴검사 기술의 진흥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비파괴검사기술 진흥계획)에 따라 매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 중장기계획이다. 원자력 이용·진흥의 최상위 계획인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의 부문별 시행계획과 연계되며 원자력진흥종합계획 중 방사선 이용개발 촉진 시행계획의 세부 추진과제 성격을 띠고 있다. 2012년에 제1차 방사선진흥계획이 수립되었으며 2017년에 비파괴검사기술 진흥계획과 통합하여 제2차 방사선진흥계획이 발표되었다.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방사선진흥계획의 관계>

 

  제1차 방사선진흥계획 추진 결과 방사선 관련 기업수·고용인력·매출액이 증가하는 등 정부의 투자가 방사선시장 확대를 견인하였으며 기업지원, 제도개선, 인력양성 등 방사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본격적인 인프라 조성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크게 성장한 방사선 시장규모는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었고 (‘14년 전체 매출액(5조 532억원) 중 약 69%(3조 4,879억원)가 의료 및 의료기기 분야)2) 연구로 수출 등의 일부 대형성과를 창출하였으나 방사선 산업 생태계 기반은 아직까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2차 방사선진흥계획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 기기 및 의료분야의 기술개발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방사선 시장규모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 국내외동향과 수질·대기 오염 개선 등 사회·환경 문제해결에도 주요 국가들이 방사선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연구동향을 반영하고, 1차 계획에서 미흡했던 점들을 보완하여 ‘방사선 신가치 창출로 풍요롭고 건강한 사회 구현’이라는 비전 앞세워 2017년부터 추진 중이다.

 

<제2차 방사선진흥계획(2017년~2021년) 비전 및 목표>

 

  제2차 방사선진흥계획에서는 4대 정책과제 중 하나인 ‘방사선 의료·바이오 신시장 창출’을 통해 방사선의학 육성을 위한 추진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연계하여 수립하기 때문에 주요 내용은 비슷하며 방사선의학과 관련된 보다 세부적인 정책 내용을 담고 있는데, 방사선 관련 신약 개발의 위한 GLP·GMP를 비롯한 전주기 지원시스템을 확립하고 기초-비임상-임상연구 연계를 통한 방사선의학 실용화 촉진, 진단·치료 동시수행 RI표지 바이오 의약품 및 다기능 방사성의약품 개발, 개인 맞춤형 방사선치료 효과 증진기술 개발 및 실용화, 정밀의료시장 대응을 위한 고정밀 방사선기기 개발 등을 중점 과제로 선정하였다.

 

  현 정부의 방사선 기술 활용 및 산업 창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미래 방사선 산업육성 정책(안)’이 10월 2일에 열렸던 방사선진흥대회에서 발표되었다.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내로 수립·발표 예정이라고 하니 방사선의학 분야 연구자들이라면 이미 시행 중인 법정 중장기계획들과의 연관성과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음 회에서는 질서와 통제를 담당하는 안전과 규제에 관련된 법정 중장기계획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https://www.flickr.com/photos/bagogames/41846381135

2) 제2차 방사선진흥계획(17-2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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