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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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국내 방사선 관련 기관 현황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19-07-30

  필자의 집에는 TV가 처음에 없었다. TV를 보지 않고 그 시간에 책을 보자는 야심찬 계획으로, 필자는 TV를 구입하지 않았지만 그 계획은 채 몇 달 가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것은 아이패드와 30인치 컴퓨터 모니터를 이용하여 매달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며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습관과 함께 서서히 초심을 잃어 버렸고, 결국 필자는 다음번 이사에서 최신형으로 큼지막한 TV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렇듯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필자는 요즘 ‘강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요리의 ‘요’도 모르던 연예인들이 요식업 식당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일화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프로그램인데, 처음에는 주방과 홀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출연진들이 점차 제 역할을 해내면서 손발이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프로그램 인기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강식당’에서 호흡을 맞추는 출연진들의 모습은 사회의 작은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식당처럼 우리 사회에서 구성원들도 배움의 단계를 거쳐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몫을 성실히 수행하며 사회를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다. 방사선기술 분야도 각자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방사선을 의학과 넘어 다양한 분야까지 활용 및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간 방사선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들로 인해 방사선 관련 기관들이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우리 사회에 방사선기술 발전과 안전한 활용을 위해 그 책임을 다하는 주요 기관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1963년 한국원자력연구소 산하 방사선의학연구소로 출범하였으며 2007년 3월부터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속 기관으로 개편되어 국내 방사선의학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연구기관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현재 원자력병원, 방사선의학연구소,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국가RI신약센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을 두고 있다. 주요 임무는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에 따른 방사선 등의 의학적 이용 및 연구개발 업무와 암 진료,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방재대책법에 따른 국가적인 방사선비상진료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지난 50여 년간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코발트치료기·사이클로트론 도입,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사이버나이프 및 PET/MRI 도입 등 국내에 방사선의학기술을 뿌리내리게 하는 선두주자로 활약하였다면, 최근에는 국내 최초 사이클로트론 이용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64Cu, 89Zr 등), 난치성 유방암 정밀진단 의약품 개발 및 임상시험 수행, 암 전이 재발 촉진경로 규명, 국내최초 알츠하이머 진단 방사성의약품 ‘알자뷰’ 임상적용, 방사선 재난 발생 대응을 위한 방사선비상진료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 방사선 피폭환자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등 방사선기술을 활용하여 과학 및 의료기술 발전,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IAEA에서 기술지원을 받았던 우리나라는 현재는 기술공여국으로 거듭나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의 방사선의학 위상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으며 2012년에 한국 최초로 IAEA의 지역협력사업 프로젝트의 사업주도국으로 선정되어 방사선의학 기술 선도국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첨단연구소는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활성화 도모를 위해 2002년 제정된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진흥법]을 근거로 하여 한국원자력연구원 분원으로 2006년 정읍에 개원하였다. 주요 임무는 농업, 공업, 환경, 산업, 식품, 생명공학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분야에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하는 방사선융합기술을 개발하여 방사선 이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국내 유일의 방사선의학 전문 연구기관이라면, 한국원자력연구소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의학 외 여러 분야에서 방사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연구기관이다.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는 방사선을 이용하여 초경량, 고강도 탄소복합소재 및 기능성 섬유, 고내열성 리튬 이차전지 분리막 등을 개발하였으며 생약조성물 ‘헤모힘’ 상용화, 잔디추출물인 ‘메이신’ 국제 화장품원료로 등록, 방사선육종 기술을 이용하여 신품종 26개 개발 및 무궁화, 벼 등의 신품종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여 산업화를 진행 하는 등 방사선 이용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981년 한국원자력연구소 내 원자력안전센터가 전신이며, 1985년 원자력안전센터가 한국원자력연구소 부설기관으로 독립한 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법을 근거로 하여 1990년 설립되었고 2011년 설립된 원자력위원회의 산하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임무는 원자력시설의 인허가와 건설 및 운영에 관련된 안전 심·검사, 원자로시설 및 방사선안전관리 등의 기술기준 개발, 방사성동위원소 사용관련 인허가·검사 등 원자력 안전규제업무를 수행이며 원자력 및 방사선의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재해로부터 국민 건강과 국토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원자력 안전규제 전문기관이다.
국내에 가동 중 인 원전 안전 심·검사 뿐 아니라 의료·산업·농업 전반적으로 이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방사선발생장치 등의 안전규제 방사선작업종사자 및 수시출입자의 피폭선량 평가,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안전규제 등 방사선 산업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 하고 있으며 도로 아스팔트 방사성물질 검출, 라돈침대 등 국민 생활기반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일반인 대상 안전규제 체험학습도 제공하여 전국민 대상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규제 이해 증진에 기여하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 뿐 아니라 원자력 및 방사선 관련 국외 연구기관들과 협력하여 안전규제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원자력 후발국들의 안전규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기술공여국으로 활동하여 국내위상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은 2004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산하 국가원자력관리통제소에서 시작해서 2006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으로 독립하였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마찬가지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핵비확산 및 핵안보 전문기관으로서 투명하고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을 위한 규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마찬가지로 원자력분야 규제업무를 주로 하고 있지만,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은 원자력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제적 공조를 통해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핵물질, 장비, 기술 등의 통제, 핵물질 또는 원자력시설에 대한 군사적 위협 방지 및 불법행위 저지 등 국제사회와 연계하여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원자력기술 이용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12년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였던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우리나라의 국가 핵투명성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원자력 선진국 및 후발국들이 핵비확산 체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은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을 위해 2012년에 설립된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관 이다. 주요 임무는 원자력·방사선 안전에 관한 정책 및 제도개발 지원 업무이며 원자력안전 R&D 기획·평가·관리, 원자력안전 정책·협력, 방사선안전 기본교육 및 방사선작업종사자 피폭관리업무 뿐 아니라 방사성동위원소 등의 수출입 신고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협력재단은 원자력 분야에서의 국제협력강화, 원자력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 및 교육지원, 원자력 해외시장 진출기반 구축 및 국제적 위상 확립, 국제적 우호협력관계 및 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2004년 설립되었다. 한국원자력협력재단에서는 국내·외 원자력 기술 협력 및 인력양성 외에 방사선 기술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신 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방사선진흥협회는 1985년 설립되었으며 방사선과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조성을 비롯하여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직장교육 및 방사선기술 전문인력 양성,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관련 업체들의 네트워크 구축 및 정보교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위탁을 받아 매년 통계청 국가승인통계인 방사선 이용통계를 발표하고 있으며 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지식전달과 이해제고를 위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0년 발발한 6.25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던 세계 최빈국가들 중 하나였지만, 원자력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1956년 문교부 기술교육국에 원자력과를 신설하여 원자력법 제정, 원자력·방사선 분야 인력양성, 원자력 연구개발 지원 등을 위한 국가적 지원기반을 만들었으며 1957년 국제원자력기구에 가입하여 선진국의 원자력기술을 전수 받아 우리나라에 원자력·방사선기술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이후 정부는 2002년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진흥법’을 제정하여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여러 전문기관들을 설립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들이 뒷받침 되어 방사선기술 관련 국내경제 규모는 2009년 9.6조원에서 2016년 기준 17.1조원으로 연평균 3.8%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방사선기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것을 검토 할 만큼 방사선기술은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 할 수 있는 핵심기술 분야로 성장하였다. 이번 편에서 소개한 기관들 이외에도 수많은 관련 기관들과 업체들이 방사선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지만 지면관계 상 생략할 수밖에 없던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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