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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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방사선의학에는 어떤 분야가 있을까(Ⅱ)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 2019-05-28

  과학기술의 수준 및 진행단계를 이해하기 위해 만든 지표들 중에 기술성숙도(Technology Readiness Level; TRL)가 있다. 이것은 과학기술의 단계를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표현하여 과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졌다. 미국 NASA에서 우주산업기술 투자 위험도 관리목적으로 기술성숙도는 1989년에 처음 도입한 개념이며, 현재는 핵심요소기술의 성숙도에 대한 객관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기술성숙도 단계 (출처: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KIRD) >

 

  방사선의학기술을 포함하는, 의료기술 분야는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약물이나 의료기기 및 의료기술 분야를 연구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적인 기술성숙도의 개념과는 비슷하지만, 동물실험과 임상실험 등이 포함된 독자적인 기술개발 단계가 정립되어있다.

 

 

<국내 신약 및 신의료기기·신의료기술 개발 단계>

 

  이러한 기술개발 단계는 학문 분류와도 연관성이 있는데, 지난 호에 언급된 방사선의학의 기초분야는 신약, 신의료기기 및 신의료기술 개발단계 중 ‘발굴’과 ‘개발’ 초기단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방사선의학의 ‘개발’과 ‘실용화·사업화’ 단계에 해당하는 응용분야와 임상분야에 대해 알아보자.

 


  분자영상학은 방사화학, 방사선생물학, 의학물리학 지식을 활용하여 인체나 다른 생명체의 분자 또는 세포의 생화학적·생물학적 진단 및 치료 응용과정의 시공간적 분포기록 및 직·간접적으로 모니터 하는 분야로 분자나 세포 영상 빅데이터 정보화를 통한 생물학적 특성 정량화하는 연구도 수행한다. 최근에는 종양조직 뿐 아니라 줄기세포를 진단할 수 있는 표지화합물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감지할 수 있는 추적자를 개발하는 등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영상 결과 >

 


  의학적 목적으로 활용되는 방사선기술을 생명공학, IT, 로보틱스, 기계공학, 조직재생공학 및 생체재료 등의 기술과 융합하여 실용화 및 산업화 단계의 결과물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분야이다. CT, PET/CT, 의료용 선형가속기 등 방사선을 활용한 많은 의료기기들이 기초분야와 의공학 기술이 접목되어 만들어 졌다. 의료기기 개발 이외에 최근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헬스케어기술 고도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동물에 최적화된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는 방사선 조사계획 프로그램과 동물용 방사선 치료기를 개발하는 등 방사선의공학이 활용될 수 있는 범위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 동물용 방사선치료기 프로토타입 >

 

  기초분야에서는 방사선의 물리적 특징, 방사성동위원소의 화학적 성질, 방사선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 대해 연구하고, 응용분야에서는 방사선과 방사성동위원소의 특징들을 통해 세포 및 분자수준의 변화를 관찰하고 의료용 공학기기를 개발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세포·분자의 영상화 기술과 의료기기를 이용하는 임상분야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

 


  비 침습성 검사로 검사부위를 절개하지 않아도 인체 내부구조 및 병변을 확인 하여 진단 및 치료하는 영상의학은 현대의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영상의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의료기기는 복잡한 물리학적 원리를 기초로 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의학적 지식 뿐만 아니라 물리적 공학적 이해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 특징이 있다. CT, MRI, 초음파 기기가 대중화되기 이전의 영상의학은 일반 X선 촬영 영상만 이용하여 질병을 진단하였으나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의료영상기기를 이용하여 검진하는 것은 물론 투시조영 장비, 의약품, 혈관 카테터 등을 이용하여 심혈관계 질환 및 암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요즘 영상의학 분야의 연구 트렌드는 인체의 해부학적 영상을 얻는 것을 넘어서 조영제와 컴퓨터 영상처리기술을 이용해 생리학적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 영상의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첨단 의료영상장비와 의료영상 >

 


  방사성 및 안정된 핵종의 성질을 이용하여 인체의 해부생리학적·생화학적 상태를 진단 및 평가하고, 개봉 방사성선원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핵의학 분야는 분자영상, 방사화학, 방사선생물학 등 여러 분야가 포함된 전문 의학분야 이다. 영상의학과 마찬가지로 비 침습적으로 인체 내부구조를 검사할 수 있으며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인체의 생리학적·생화학적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나 CT나 MRI에 비해 해상도가 좋지 않아 영상의학과에서 촬영한 의료영상과 융합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밖에도 종양표적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하여 갑상선암, 전립선암, 간암 등의 치료 및 질환표적 방사성의약품의 임상이용을 위한 약물의 약동학과 약역학 및 선량 평가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핵의학 영상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여 환자의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 핵의학 기술을 활용한 진단 및 치료 >

 


  방사선종양학은 방사선, 특히 이온화 방사선의 전리작용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의학의 전문분야 중 하나로 수술요법, 항암화학치료요법과 더불어 3대 암치료기법 중 하나로 꼽힌다. 임상종양학, 방사선물리학, 방사선생물학 과거에는 환부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법을 연구하는 것에 국한되었으나 방사선 민감제 및 항암제와 같은 약물이용과 방사선조사를 병행하여 질병의 생리 상태를 변화시켜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대표적인 방사선치료기(의료용선형가속기)와 방사선치료계획 수립 프로그램 >

 

  방사선의학기술이 기초연구를 지나 임상연구로 오면, 모든 연구자나 개발자들은 흔히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구간들을 만나게 된다. 이 죽음의 계곡은 기초부터 개발까지 각 단계별로 이전단계에서 도출된 결과가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힘든 구간들을 의미하며 모든 방사선의학 연구자들은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필자는 그들이 마지막 퍼즐조각과 같은 ‘죽음의 계곡’을 넘어 난치성질환을 극복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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