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생의 과학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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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노벨 과학상 둘러보기김정영(선임연구원,한국원자력의학원)2019-11-04

  가을과 함께 올해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들렸다. 특히 과학계에서 노벨상은 십억 원이 넘는 상금과 함께 그의 과학 생애를 대중적으로 명예롭게 만드는 행사이기도 하다. - 사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높은 상금은 그 상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 2019년, 그 어느 해보다 기초연구를 충실해 온 과학계의 거물들에게 돌아갔다. 어쩌면 전체적인 수상의 기준을 보면 과학계 공로상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들은 올해 노벨상을 설명하면서 전문적인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거나 번역과정에서 다소 오류들이 섞여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X-선생은 과학적 업적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쉽게 접근해 보았다. - 그렇지만 과학 대중화가 부족한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그 한계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우리 몸에 세포가 어떻게 산소 유용성을 채택하고 감지하는지에 대한 연구’로 윌리엄 케일린(William G. Kaelin Jr., 하버드대학교, 미국), 피터 래트클리프(Peter J. Ratcliffe, 런던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 영국), 그리고 그레그 세멘자(Gregg L. Semenza,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교, 미국)가 수상하였다. 이들은 세포가 다양한 산소 레벨에 따라 반응하는 유전자 활성을 조절하는 분자 장치를 규명하였다. 우리가 딱히 공부하지 않더라도 산소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듯, 산소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는 단순한 호흡의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흥미들을 유발한다.

 

  우리의 먹는 행위도 욕망이나 유희를 빼고 생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산소의 중요성을 또 한 번 알 수 있다. 동물은 음식을 섭취하여 산화시켜 에너지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산소의 공급과 활용은 동물에게 있어서 매우 필수적인 삶의 환경적 요인이다. 이렇듯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산소 반응 메커니즘의 이해는 빈혈, 암이나 다른 많은 질병과 싸우는 전략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창작해 낼 수 있다. 또한 우리 방사선의학에서도 암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방사선조사나 방사성의약품의 정밀표적 치료에서도 산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높은 산소 레벨은 지닌 암세포는 LET(Liner Energy Transfer, 선형 에너지 효과; 선형으로 전달되는 방사선은 주변의 있는 산소를 자극하여 산소를 라디칼이나 과산화수소 형태로 변형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기도 한다)를 유발하여 치료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 - 산소 레벨이 높은 암세포는 그만큼 활성 정도가 높고 다른 곳으로 전이하기 쉬운 암이라 추측할 수 있다.

 

  노벨 화학상은 존 굿이너프 교수(텍사스오스틴대, 미국), 리차드 휘팅엄 교수(빙햄턴 뉴욕주립대, 미국), 요시노 아키라 박사(아사히카세이(사), 일본)가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로 공동수상했다. 오늘날 리튬이온 배터리는 마치 위의 산소 같은 존재가 되었다. X-선생이 얼마 전에 파키스탄에 갔을 때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으로 벗어나 학회장으로 가는 길에 보니, 낙타 무리를 끌면서 낙타를 타고 시민 손에도 스마트폰은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몽골 초원에서 수백 마리의 양을 몰면서 말을 타고 가는 목동의 손에도 스마트폰은 있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처럼 언제 어느 곳에서나 우리가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할 때는 전류가 방출되고, 반대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할 때는 전류를 충전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쓰던 망간, 코발트, 니켈 등의 기반으로 한 전지는 무게도 무겁고 사용 후 재사용이 매우 어렵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지만, 리튬은 헬륨 다음으로 가벼운 원자이기 때문에 질량도 가볍고 반응 속도도 매우 빨라 충전용 배터리에 적합한 소재였다. 그러나 초기 리튬이온 배터리의 소재들은 불안정하여 폭파의 위험성이 높았다. 물론 지금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햇볕이 쬐는 날 자동차 안처럼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놓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X-선생이 20년 전에 고체화학 관련 학회에 참석해서 만나 친해진 동료가 있었는데, 그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연구하며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불안정한 기술로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그러면서 그녀는 박사학위를 들어갔고, 그 뒤 소식은 못 들었지만 훌륭한 연구자가 되었다는 소식은 선배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올해 노벨 화학상이 발표될 때 리튬이온 배터리의 국내 초기 연구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결국 미래를 꿈꾸며 묵묵히 연구에 몰입하던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리튬이온 배터리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하게 된 것이다.

 

  가끔 사람들이나 언론들은 노벨 화학상에 일본인 과학자 수상을 두고 우리나라 과학계의 문제를 지적하지만, X-선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노벨상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자들이 있고, 그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성능의 배터리를 가지도록 하였다.

 

 

  끝으로 노벨 물리학상은 전체물리학에서 이론적 발견들을 수행한 제임스 피블스 교수(프린스턴대, 미국)와 태양과 같은 항성을 공전하는 외계 행성을 발견에 대해 미셸 마요르 교수(제네바대, 스위스)와 디디에 켈로 교수(제네바대, 스위스)가 공동수상했다. 이들은 천문학의 이론 및 실제 기초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공로가 인정되었다. 이처럼 2019년 노벨상은 그 어느 해보다는 우리 삶의 변화를 준 기초연구에 중심으로 두었고, 다시 한 번 도전적인 기초연구 – 과학자의 꿈 - 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을 때 세상을 진보시키고 인류를 위대하게 만드는지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노벨상은 받지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연구를 하며 우리나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많은 젊은 과학도들과 과학자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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