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생의 과학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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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키드의 생애 - 다시 쓰는 과학기술 국산화김정영(선임연구원,한국원자력의학원)2019-08-30

  일본의 아베 정부는 대외적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카드로 지난 7월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리지스트 및 에칭가스 3개 품목을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검토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들 첨단 소재들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 무기화되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일본 국방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논리를 말하고 있다. 또한 연이서 수출우대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점차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결국 일본 정부는 8월 28일,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제도를 공표했고, 사실상 우리나라 제품에 대해 식품 및 목재를 제외한 전체 품목의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우선적으로, 우리는 일본의 일방적인 무역 공격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우리나라 정부의 외교 정책을 반드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시점은 우리의 외교 정책과 무관하게 기술적 관점에서 많이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X-선생은 오늘은 과학기술에 대한 부분에 대한 견해를 말하고자 한다.

 

 

  일본은 과학기술이 여전히 우리보다 앞서 있고, 또한 그들은 많은 노벨상을 배출한 것과 같이 전 방위적으로 기술이 선진화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과학기술 성장의 배경에는, 일본은 세계 강대국들과 같이 20세기 초 제국주의를 통해 많은 식민지의 자원을 수탈하고 식민지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 기술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국가적으로 많은 희생과 경제적 수탈이 있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다시 한국전쟁을 통해 모든 자원을 손실하면서 빈털터리 국가로 전략하면서 사실상 일본과의 경쟁은 꿈도 꾸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적 저력은 세계에서 유래 없는 초단기 내에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성장,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였다. 단순하게 GDP만 놓고 볼 때,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 3434 달러이고,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 9306 달러로, 두 나라 간 경제적 차이는 많이 좁혀진 상황 이다. - 한국전쟁 이후 수도 서울 사진을 보라, 희망이 있는 것인가. - 더군다나 국토의 크기, 인구수, 역사적 배경, 자원 환경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GDP는 결코 일본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 소니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과 헤드폰, 1979년 >

 

  X-선생이 어린 시절에 일본 제품은 선망(로망)의 대상이었다. 심지어 밀반입된 음향기기를 사기 위해 청계천이나 용산을 자주 방문했던 추억은 일본 제품에 대한 향수마저 떠올리게 한다. SONY 카세트 플레이어를 사서 일본 음악을 들으며, 당시 우리나라의 낙후된 음향기술과 음악 수준을 개탄하기도 하였다. - 당시 일부 가수들이 저작권 계약이 없는 점을 이용해 일본 노래를 무단 도용한 점을 고려할 때 - 그래서 그랬을까, X-선생은 일본 무역 공격에 우리나라 경제를 잠시 걱정했다. 괜찮을까, 그리고 이내,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일본 제품이 없었다. 몇몇 학회에서 받은 회의용 볼펜을 제외하고... 아, 그 많았던 일본 제품은 어디로 갔을까.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을 둘러보았다. 대부분 다국적 회사로 받은 원료를 가지고, 우리 기술로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그 좋다는, 일본 자동차도 거리에서 몇 대가 되지 않으며, 요즈음 국산차도 고기능 모델들이 등장하였다. - 개인적으로 단순한 수동차가 그립지만 –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의 기술력도 많이 성장했고, 일본에만 의존했던 과학기술 경제는 중국의 다국적 공장을 토대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매우 안타깝게도, 아베 총리는 이런 과학기술의 소식을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 지난 7월부터 시행한 일본 아베 정부의 무역 조치는 그들의 역사적 반성 없는 오만한 태도에 우리나라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샀고, 일본 회사들의 운영진이 내뱉는 요상한 발언들이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일본 제품·관광 불매운동으로 번져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본과 관련된 모든 상품들이 하나둘씩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다.

 

< 2019년 8월 17일, ‘연합뉴스’ 인용 >

 

  안정효 작가의 ‘허리우드 키드의 생애’처럼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SONY 키드’로 살아왔고, 우리 과학기술이 일본의 사회시스템과 다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우리 스스로도 몰랐던 것이다. - 일본의 아베 정부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깨달음 주고 있는지 모른다. - 우리의 과학기술은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밀접하게 연동되면서 정책을 펼쳐 왔기에 실용화 기술로 탁월하게 고속 성장을 해 왔다. 이 번 일본의 무역 공격은 주요 전자제품의 소재로만 국한되었지만, 향후 더 폭넓고 여파가 있는 분야로 - 식료품, 의약품, 기기 등 - 확대될 가능성은 높다. 이러한 공격은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강대국들은 무역 전쟁에서 상대국을 견제하는 정책으로 사용할 것이다. 이것은 기초 연구를 중시·집중 투자하는 선진국 과학기술의 강점이기도 하다. X-선생도 가끔씩 이런 질문을 받는다. ‘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만들어요, 그냥 환자 생기면 수입하면 되지, 구지 비싼 돈 들여서 만들 필요 있어요?’ 사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경제적 관점에서 과학기술은 그 결과물을 수입하면 쉽다. - 이러한 과학기술 철학은 모든 연구 투자비용을 아껴서 기업에 이익을 줄 수 있지만, 결국 이 기업은 오늘날 겪는 수입 중단상태에서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 의료기술에서 환자의 경우, 특정 치료제의 수입 중단은 사실상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는 그동안 국가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왔고, 우리나라의 ‘한강의 기적’에 가장 큰 공로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국산화’는 고리타분한 기술전략으로 치부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바뀔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 과학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국산화’ 라는 말이 값싸고 저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제품에 견주어 기술 독립(자립)에 우뚝 서는 단어로 재인식 되어야 할 것이다. 한 사회에 필요한 작은 기술은 – 경제적 가치가 작은 기술 – 국가 연구소의 몫으로 남기면 된다. 그리고 수출해서 성장하는 응용기술 영역은 기업의 몫으로 주면 된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과학기술 관련 부서(국가 연구소 중심으로)는 큰 성과를 내 놓아야 하는데, 이제는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 왜 과학기술은 5년 단위(대통령 임기?)로 기획되고 성과를 내야하는가 라는 과학자들의 우스꽝스러운 의문처럼 - 큰 성과가 돈이 아니라, 기술 독립(자립)라는 관점에서 평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일본을 따라가자는 말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연구시스템은 세계적으로 독특하고 빠른 성장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구조로 만들어져 그 결과를 냈다. 이제는 그 기술 안에서 작은 기술 - 단기적으로 경제성이 없는 기술 - 들이 무시되지 않고 독립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진다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벤처기업과 절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과학기술을 단기간 내 실질·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그 또한 발전이 없는 연구행위만 있을 뿐이다.

 

< 서울시 서대문구 아현동, 1950년 9월 28일 >

 

  과거 한국전쟁 이후 외국으로 빠져 나간 과학자들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살리기 위해 열악한 환경의 고향으로 돌아와 과학기술의 뿌리를 내렸다면, 이제 그들의 희생을 넘어 우리 과학기술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으로 우리 스타일에 맞게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크게는 타국에 의한 변화, 작게는 대통령 선거 때마다 바뀌는 과학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묵묵히 기초와 응용연구가 골고루 경제 규모와 관계없이 연구되는 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과학자들이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의 연구를 관철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대중 관심도 필요하다. - 과학자의 가치를 경제성만으로 평가하지 않는 관점이 필요하다. - 대부분의 연구결과들이 쓸모 있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양적 과학기술이 질적 결과를 동반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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