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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방사선종양학과 김일한 교수 - 따뜻해서 더 아름다웠던 ‘일’ 그리고 더 기대되는 ‘삶’
서울대병원 김일한 교수로부터 듣는 ‘정리의 미학’

    서울대 방사선종양학과 김일한 교수 - 따뜻해서 더 아름다웠던 ‘일’ 그리고 더 기대되는 ‘삶’ 서울대병원 김일한 교수로부터 듣는 ‘정리의 미학’

  암 치료 중에서도 뇌종양, 소아암, 피부암, 육종암, 림프종 등 희귀암과 특수암의 치료여건 개선에 일조하며 우리나라 방사선종양학의 위상을 높여 온 김일한 교수는 정년을 앞두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며 차분하게 정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2월 정년퇴직하는 그날까지 환자를 돌보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김일한 교수는 30여 년간 전문의로, 또 환자치료와 연구개발 및 의료시스템 향상에 기여해 온 학자로서의 인생 1막을 마무리하고 뜨거운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김일한 박사의 삶과 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 30여년간 소아암 환자들과 함께 호흡해 온 ‘김일한 박사’

김일한 박사 사진

  1987년 9월 서울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에 처음 발령받은 김일한 박사는 방사선종양학과장, 방사선의학연구소 소장,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방사선융합과학 교수 등을 두루 거쳐 전문의로서의 영역을 확대해 왔으며, 수많은 연구 및 학술활동을 통해 존경받는 학자로도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 위해 전공 교육과 공동연구를 통해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있으며, 다년간 진행해 온 추적관찰 연구를 정리하는 등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 32년간 방사선종양학과 치료기술의 발전을 몸소 느끼고,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는 김일한 교수는 “처음 발령받을 당시만 해도 전용 CT 없이 초보적인 전산장비를 이용하여 2차원적인 방사선 치료를 했다”고 회상한다. 특히 김일한 교수는 당시 전공분야에서는 국내에 없는 연구자료 및 전문서적을 찾기 위해 미국 등 해외 기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우편이나 팩스로 복사본을 수신 받는 등의 수고를 겪어야 했다.

  소아암은 성인의 암에 비하여 발생 빈도가 낮아, 1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비율은 전체 암 환자의 1.2~1.7% 수준이다. 이는 외국의 빈도와 비슷하여 인구 10만 명당 약 13~14명으로, 전체 암 환자의 약 1%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종양학 중에서도 어렵다고 알려진 뇌종양, 소아암, 육종암, 림프종 등의 연구에 집중해 온 김일한 교수는 이들 암의 ‘치료 및 진단 시스템’ 구축에 큰 역할을 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22만 명의 새로운 암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국민 3~4명 중 한 명이 암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는 김일한 교수는 “해마다 1,500여명의 어린이·청소년이 소아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이처럼 발생 빈도가 낮은 소아암 중에도 여러 암 종이 있기 때문에 성인의 암 치료 연구에 비해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아는 성인보다 부작용이 크다보니 방사선 치료에 있어서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항암제 사용과 함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김 교수는 “희귀암, 특수암으로 분류되는 소아암 중에서도 소아뇌종양은 더욱 발생빈도가 낮아 연구자 개인이, 한 국가가 단독으로 연구를 시행하기에는 연구의 폭이 너무 작아 검증적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공동연구, 다국적·다기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다양한 학회활동과 연구개발

김일한 박사 사진

  김일한 교수는 방사선종양학회이사장, 방사선방어학회장, 소아뇌종양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폭넓은 학술활동을 펴 왔다. 이중에서도 김 교수는 대한방사종양학회이사장 재임시절, 회장과 이사장으로 이원화된 체계를 통합시키고 학회지의 SCIE 등재 환경을 구축한 것을 보람있는 학회활동으로 꼽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암학회 회장 및 상임이사를 역임한 김 교수는 8년간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학회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를 SCIE 에 등재시키고 인용지수 기준 종양학 분야 상위 25%로 끌어올려 우리나라 종양학 연구의 국제화 및 위상 강화를 이끌었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대한방사선방어학회 부회장과 회장을 역임하면서 지난 2015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국제심포지엄(ICRP 2015)’을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적인 행사로 이끌기도 했다.

  김일한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학회활동 뿐만 아니라 치료시스템 연구개발에도 집중해 왔다. 2002년 정위방사선 치료용 방사선량 측정장치 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공동 및 단독 연구를 통해 수 많은 국내외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다. 이중 2004년 김 교수 주도로 세계 최초로 개발된 web 기반 PCS(Patterns of Care Study)기술은 당시에는 큰 반향을 이끌었으며, 다기관을 통해서 질병치료의 패턴이나 프로세스를 프로그램을 구축해 방사선종양분야 연구자들의 연구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악성뇌종양에서 DNA 메틸화효소 저해제 발굴을 통한 방사선 저항성 제어기술 개발 연구와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의 효율적인 운영 및 발전 방안 등 다양한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책임자료 활동하며 방사선종양 전반의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방사선의 의학적 이용가치와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국내외 연구활동에 매진해 온 김일한 교수는 ‘분자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새로운 뇌종양 RPA 체계’ 제안과 재발 뇌종양 방사선치료 예후체계 등에 대한 연구논문을 게재해 유럽학회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후성학적 병행치료 연구와 교모세포종에 대한 공동연구 및 국제연구 진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방사선종양학의 글로벌화를 이끌기도 했다.

▶ 방사선종양학에 대한 지속적 관심 필요

  선진국과 자웅을 겨루고 있는 핵의학과와 방사선종양학과의 기피현상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김일한 교수는 “미국에서는 전문의 과정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종목 중 하나로 방사선종양학이 꼽힌다”며 “레지던트 지망자의 20%만이 방사선종양학과에 1차 선택되고 그 중 최종 선택되는 비율은 더 낮다”고 말하며 많은 도전자들 중에서 선별된 인재만이 방사선종양학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한다. 또 반면 “우리나라는 2019년 방사선종양학과 전공의 충원율이 ¼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말하는 김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방사선에 대한 주변의 부정적 인식과 개원할 수 없는 진료과에 대한 외면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방사선의학은 X선의 발견과 함께 시작된 ‘생일이 확실한 학문’이라며 “과거보다 방사선의학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편견은 점점 없어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의대생들이 방사선종양학과에 관심을 가질 방법을 찾아내고, 외부적으로는 학부모 더 나아가 일반 국민들에게 방사선의학에 대한 전문성과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생 1막과 2막 사의

김일한 박사 사진

  수십 년 간 지켜온 자리와 역할에서 배제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면 어떨까? 어떤 이는 의욕상실을, 또 어떤 이는 불안감을 호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욕과 희망’은 지속성이 아닌 새로운 도전에서도 나올 수 있다. 어느 분야에서도 배우고 연구하고 지식을 쌓을 수는 있다. 다만 그 분야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일수도 있지만, 전혀 새로운 도전일 수도 있다. 그것은 곧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맹자가 말한 ‘양심막선과욕(養心莫善寡慾)’, 즉 마음 수양으로 욕심을 줄이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말을 인생모토로 여기고 살아왔다는 김일한 교수는 일을 망치는 원인은 ‘넘쳐나는 탐욕’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정년퇴임 이후의 계획에 대해 김일한 교수는 “무리한 욕심을 버리고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하고 싶다”며 “퇴임 후 유럽 등의 음악축제를 경험하고, 아시아 고대사도 공부하고 싶다”고 한다.

  30여 년간 희귀암, 특이암의 치료와 효과개선을 위한 연구에 노력해 온 김일한 교수, 인생 1막의 끝에서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를 마무리하며 그 어느때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김 교수는 퇴임하는 그날까지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 남고 싶다고 한다. 현재의 시간에 충실하면서도 ‘정년퇴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볼 좋은 기회’임을 몸소 실천할 준비를 하는 김일한 교수의 인생 2막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 가톨릭 이종훈

    교수님! 치료가 어려운 소아암 환아들과 뇌종양 환자들 진료하시고 돌보시느라 30년을 보내셨네요. 사진 젊~게 잘 나오셨습니다. 행복한 2막을 기원드립니다.

    2019-05-30 08: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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