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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대 수의과대학 강병택 교수- 반려동물 천만 시대, 수의핵의학의 역할
중개의학 발전을 위한 연결고리를 만들다

    충북대 수의과대학 강병택 교수- 반려동물 천만 시대, 수의핵의학의 역할
    중개의학 발전을 위한 연결고리를 만들다

  지난 2월 7일,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와 충북대 수의과대학은 ‘방사성의약품 개발과 활용을 통한 동물과 사람의 질병 진단 및 치료기술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반려동물 관련 의료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에서 수의학과 핵의학의 융합과 다학제 연구는 핵의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중개의학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한국수의핵의학연구회 총무이사이자 충북대 동물의료센터 핵의학과장을 맡고 있는 충북대 수의과대학 강병택 교수를 만나 반려동물 치료용 방사성의약물 제조시설과 동물 신약 개발에 이바지 할 수의핵의학 연구에 대해 들어보았다.

▶ 반려동물 천만 시대와 수의핵의학

강병택 교수 사진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국내 반려동물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근에는 고령 동물의 수 증가와 함께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및 종양의 발생률 또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수의학적 진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CT와 MRI 같은 고가 의료기기의 사용이 동물병원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수의핵의학의 니즈 역시 커지고 있다.

  수의핵의학은 미국과 유럽의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이환된 고양이에서 요오드 치료가 일반화 된지 10년 이상 되었고, 2010년에는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동물병원에서는 처음으로 PET-CT가 도입 운영되면서 수의학에서도 핵의학 관련 진료활동이 점진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8년 5월 처음으로 충북대 동물의료센터에 핵의학과가 개설되면서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치료시설이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도 동물의 난치성 질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전문시설이 구축되었지만 아직까지 일반 임상수의사들에게 핵의학은 낯선 학문이며 어떠한 질병에서 어떻게 사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많이 부족하겠다”고 말하는 충북대 수의과대학 강병택 교수는 “수의학에서도 방사성의약품 사용과 PET-CT, 감마카메라를 질병 치료 및 진단에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수의핵의학은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의 건강과 삶의 질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국내 동물의료기관 최초의 PET-CT 구축의 의미

  충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에 국내 동물의료기관 최초로 PET-CT가 구축되고 9개월여가 지났다. 동물의료기관에서 핵의학 시설의 운영경험이 전무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많은 준비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을 터. PET-CT 구축의 핵심담당자였던 충북대 수의과대학 강병택 교수는 실제 설립 준비부터 운영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PET-CT 설치 준비단계에서는 충북대학교 병원의 핵의학과 궁성수 교수님과 이원국 팀장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핵의학과 운영 노하우를 많이 전수 받을 수 있었다”며 “다행히 개와 고양이에서 PET-CT활용에 대한 문헌이 많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운영을 위한 기초자료가 있었던 관계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강 교수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PET-CT 연구를 10년 이상 진행해 왔던 제 경험이 실제 장비 운영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 수의핵의학 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회의 노력

강병택 교수 사진

  반려동물의 노령화로 인한 난치성 질환 확대와 종양 발병 우려 등에 비해 동물의료센터를 찾는 동물환자 수요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수요확대에도 불구하고 동물환자가 쉽게 찾아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까지 일반 진료수의사들에게 핵의학은 낯선 학문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일반 수의사를 대상으로 핵의학 관련 지식에 대한 교육과 임상적용에 대한 경험을 확산시키는 것이며, 이를 통해서 수의사 스스로가 핵의학에 대한 중요성과 실용성을 인식해야만 관련 시설과 장비의 보급이 일반화될 수 있다”고 말하는 강병택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방사성의약품 사용을 늘리고, 감마카메라와 PET-CT와 같은 핵의학 진단장비의 이용 활성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수의핵의학연구회가 수의핵의학을 알리기 위한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12월 5일 공식 출범한 한국수의핵의학연구회(이하 연구회)는 동물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핵의학 기술을 적용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연구회 회원은 임상수의사의 경우 대학교수와 일반 동물병원 진료수의사로 구성되어있으며, 연구자들의 경우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같은 기존 핵의학 관련 전문연구기관 소속 연구자들을 비롯해,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핵의학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및 의과대학 소속 연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 회원들은 대부분 핵의학의 수의임상 적용 필요성에 공감하고 실제 동물환자를 대상으로 핵의학 의료기술을 적용하는 실제 진료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환자에서 얻어진 정보를 학술대회 및 관련 저널에 발표하여 수의핵의학 지식을 표준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 사람에 비해 반려동물에게 방사성의약품 사용이나 핵의학적 치료가 행해지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기반연구도 없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하는 강병택 교수는 한국수의핵의학연구회에서 총무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강 교수는 “수의핵의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방사성의약품의 개발과 허가과정이 필요하며, 이는 수의사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자분들의 활발한 연구 활동과 임상수의사와의 교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부터 진료와 연구분야를 중심축으로 연구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강 교수는 “안정적인 사업 추진과 수의핵의학 정보 공유 및 활성화를 위해 올해에도 집담회 및 강연회 등 다양한 학술활동과 함께 2회의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수의핵의학 연구와 중개의학 발전의 길

  수의핵의학의 기반이 되는 핵의학은 임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초학문이 융합된 학문으로 사람의 경우 난치성질환에 대한 표적치료제 및 진단의약품 개발이 활성화되어 있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핵의학을 수의학과에 접목되어 학문적 융합과 다학제 학문연구를 이룬다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과정에서 얻어진 지식과 기술이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므로 중개의학 분야가 발전되고 동물과 사람의 건강증진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사성 의약품과 진료기술을 동물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차별화된 접근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 수의핵의학을 중개의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질병이 없는 건강한 개체부터 적용 후 기초데이터를 획득하고 이후 질환별 케이스에 적용하여 질병에 따른 특성을 확인하여 임상적 활용성을 넓힐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연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강병택 교수는 “다음으로는 사람과 유전적,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한 질환을 선별하여 동물과 사람에 모두 적용이 가능한 의약품 및 진료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며 단계적 발전모델을 제시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 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10가구 중 3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전체 반려동물 수는 천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통계청은 2020년 반려동물 시장을 5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은 수의학을 비롯한 의료산업 성장을 불러올 것이며, 핵의학과 같은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강 교수는 “특히 중개의학 측면에서도 사람의학기술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로 그 의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강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 등을 비롯해 방사선 과학기술 분야 정부기관과 연구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강병택 교수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 의학기술을 선도하는 국내 중추 연구기관으로 수의핵의학 발전을 위해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기존에 축적된 지식과 기술을 수의핵의학 분야에 접목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약개발, 의료기기 개발 등에서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2월 7일 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와 충북대 수의과대학은 ‘방사성의약품 개발과 활용을 통한 동물과 사람의 질병 진단 및 치료기술 향상’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방사선의학 관련 양 기관 연구·시험시설의 인프라 활용 △방사선의학 관련 양 기관 연구·시험인력의 교류 △방사선의학 관련 양 기관 공동 관심분야 학술정보 교류 △방사선의학 활용 신약·의료기술 개발 관련 협력연구 등에 상호 협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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