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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성혁신신약센터 문애리 센터장- 실질적 공동연구 모델 ‘덕성혁신신약센터’,
유방암 전이 제어 권위자 ‘문애리 센터장’

    덕성혁신신약센터 문애리 센터장- 실질적 공동연구 모델 ‘덕성혁신신약센터’,
    유방암 전이 제어 권위자 ‘문애리 센터장’

  인류는 암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암 치료법을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암은 여전히 현대의학으로 정복하지 못한 난제다. 특히 전이나 재발로 인한 중증 암의 경우에는 치료가 더욱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애리 센터장이 ‘전이 암 세포와 미세 환경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암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본고에서는 ‘혈관신생과 면역조절 통합연구를 활용한 암 전이 바이오마커 발굴 및 제어 전략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덕성혁신신약센터 문애리 센터장을 만나 암 전이 기작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 전이 암 세포와 미세 환경, 세포들과의 상호작용 연구의 필요성

  ‘조기 발견, 조기 치료로 암은 고칠 수 있다’는 정설로 이제 더 이상 암 발병이 곧 죽음으로 귀결되던 시대는 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1∼2015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7%로 암환자 3명 중 2명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69%), 캐나다(60%), 일본(62.1%)보다 높은 수준이다. 진단기술이 첨단화하면서 미세한 암까지 발견해 낼 수 있게 되면서 얻어진 결과다.

  그러나 암 전이 및 재발 등은 여전히 암 환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남아 있다. 미국 암학회 보고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 사망 가운데 90%는 전이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덕성혁신신약센터 문애리 센터장은 “최근 암 전이 기작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으나, 아직까지도 효과적으로 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은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암 전이는 암 재발 예측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정확한 전이 기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이 암 세포와 미세 환경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암 환자에서 발견되는 종양은 암 세포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고, 단핵세포/대식세포, 섬유아세포, 림프구, 혈관내피세포 등 암 주변의 기질에 존재하며 종양 미세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세포들이 공존하게 된다. 때문에 암세포 내 단일분자 타깃을 표적으로 하는 기존의 항암 전략의 한계에서 벗어나 다각도의 복합적이고 기능적인 집단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덕성혁신신약센터에서는 암 세포의 특성 연구를 포함해 암 세포를 둘러싼 혈관세포 및 면역세포 등 주변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암 세포의 정확한 전이 기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 덕성혁신신약센터,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에 선정되다

  덕성혁신신약센터는 2016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25년까지 9년간 연간 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혈관신생과 면역조절 통합연구를 활용한 암 전이 바이오마커 발굴 및 제어 전략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덕성혁신신약센터는 혈관신생과 면역조절 통합연구를 활용한 암 전이 표적 바이오마커 발굴 및 제어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암 미세 환경을 기반으로 하여 △암 주변 세포간 상호작용을 통하여 침윤성 핵심 분자를 도출하고, △도출된 침윤 핵심 신호분자들의 역할을 증명하며, △암-혈관계 및 종양면역계의 통합네트워크를 규명할 계획이다. 특히 이를 위해 다양한 분자 타깃을 발굴하는 ‘기반연구’와 암 전이 억제에 효과적인 후보물질을 도출하여 암 전이 제어의 통합적인 지식과 다양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심화연구’, 개발된 신약 및 치료기술이 안정적으로 보급되기 위한 ‘산업화’ 등을 단계별로 진행할 계획이다.

  문애리 센터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암 혈관 생성에 관여하는 전이 암의 특이적인 인자들을 밝혀낸다면 종양의 전이 여부에 대한 사전 예측이 가능할 수 있으며, 암의 전이를 대비한 선행 치료 전략에 타깃으로 활용함으로써 전이 암 환자의 치료율 및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문 센터장은 “이 사업을 통해 혈관신생과 면역조절 통합연구를 활용하여 암전이 표적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암전이 제어 후보물질을 도출하여 암 전이 제어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 대학연구소에서 ‘복합적이고 기능적인 집단 연구의 연결고리’로

  1997년 미국 웨인주립대학교(Wayne State University) 교환교수를 지내며 유방암 전이의 신호전달경로 연구를 시작한 문 센터장은 20년 넘게 유방암 전이 제어 관련분야 연구에 집중해 온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암 세포의 전이를 유도하는 유전자와 이와 연관된 효소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바 있는 문 센터장은 녹록치 않은 연구 환경 속에서도 2000년 연구재단 우수연구센터 선정, 2005년 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최우수 실험실, 2008년 국가지정연구실(NRL) 선정 등을 통해 덕성여대의 연구경쟁력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문 센터장은 덕성여대 총장으로부터 베스트리서치(Best Research)상과 ‘베스트 티칭(Best Teaching)상’을 각각 3회 이상 수상하면서 ‘연구우수 명예의 전당’, ‘강의우수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 연구자뿐만 아니라 학자로서도 큰 입지를 쌓아왔다. 2016년, 유수의 연구중심 대학들도 고배를 마시는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 덕성혁신신약센터가 선정된 배경 역시 센터를 이끌고 있던 문애리 센터장의 다년간 쌓아온 연구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대내외적으로 가치가 인정되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추측해 본다.

  2011년 연구회 발족된 덕성혁신신약센터는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진을 주축으로 하여 총 35명의 전문 연구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센터의 장점은 참여 교수 및 연구진들의 높은 전문성과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력관계, 그리고 인근 병원, 연구소, 제약회사들과의 네트워크”라고 강조하는 문 센터장은 “2025년까지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을 통해 암의 미세 환경 하에서 생체분자(Biomolecule)들이 어떤 변화를 나타내는지 찾아내고, 이를 통해 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후보물질을 개발해 센터를 ‘실질적인 공동연구의 모델’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유방암 전이 타깃 발굴 기술, 혈관신생 조절 인자 탐색연구, 면역조절인자 연구, 신약 타깃 발굴 기술 및 후보물질의 효능 검색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연구진을 확보하고 있는 덕성혁신신약센터는 대학연구소를 넘어 ‘복합적이고 기능적인 집단 연구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센터를 서울북부지역 최대 규모 약학대학의 전문연구그룹이자 연구거점센터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지역보건의료 발전에도 이바지할 계획이다.

▶ 원자력병원과 ‘암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를 위한 MOU’ 체결

  한편 덕성혁신신약센터는 지난 3월 원자력병원과 ‘암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임상전문가들과 정보를 교류키로 했다. “최근 들어 많은 공동연구가 요구되는 트렌드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은 병원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해 암 전이 기작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하는 문애리 센터장은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암 연구에 선도적인 원자력의학원 및 원자력병원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자력병원과 덕성혁신신약센터는 오는 7월 중 ‘암 연구 협력’을 위한 조인트 심포지엄을 갖고 향후 구체적인 협력 계획과 목표를 수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 여성과학자 연구실 안전과 젠더 연구에 관심 높아

  지난해부터 대한약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약학의 학술 강화와 교류 확대, 혁신기반의 신약개발에도 기여해 온 문애리 센터장은 여성과학자들의 권익 개선에도 관심이 높다.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여성 과학자들이 사회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장애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문 센터장은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산하 여성과학자연구실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 활동 등을 통해 가임기에 있는 20~30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출산을 포기하거나 경력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연구실 안전관리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 앞으로도 여성과학자들이 안심하고 연구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확한 업무 프로세스와 안전한 연구 환경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이와 함께 문 센터장은 정밀의료, 맞춤치료의 시대를 여성과 남성에 대한 질병 역시 생물학(Biology)을 기반으로 한 정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동안은 동물실험에서 수컷 동물만을 사용해 기전 및 질병을 분석함에 따라 성별 차이 등을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하는 문애리 센터장은 “앞으로 여성에게서 발병이 더 많이 일어나는 암 종에 대한 연구와 젠더별 연구에 집중하고 여러 질병 기작 및 기전을 확인해 맞춤치료, 정밀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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