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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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학물리학회 조병철 학회장- 
방사선의료 안전시스템 구축에 기여하는 ‘의학물리사’
의학물리사 권익보호와 학문발전에 집중하는 ‘의학물리학회’

    한국의학물리학회 조병철 학회장-
    방사선의료 안전시스템 구축에 기여하는 ‘의학물리사’
    의학물리사 권익보호와 학문발전에 집중하는 ‘의학물리학회’

  의학물리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간 의료용 방사선장비의 설치, 선량측정, 빔교정, 치료 Data 수집, 성능 검사·관리 등의 임무수행과 환자들의 방사선치료를 위한 모의치료, 선량분포계산, 선량 확인·평가 등에 있어서 전문성을 발휘하여 방사선 진단 및 치료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의학물리학은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에 기여해왔지만, 국가 공인 전문자격증에 대한 인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의학물리학회 조병철 학회장을 만나 30년간 우리나라의 의학물리학문 발전과 의학물리사의 권익보호에 앞장 서 온 학회의 활동과 의학물리학문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 의학물리학문 발전과 의학물리전문인 양성을 주도하는 ‘한국의학물리학회’

조병철 학회장

  1990년 1월, 국내 의학물리학자 10여명이 주축이 되어 ‘한국의학물리학회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의학물리사 업무와 직위의 중요성을 알리고 안전한 의료방사선 사용을 위한 선량계측과 품질관리, 환자안전 등의 표준화와 연구 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한국의학물리학회를 창립하게 되었다”는 조병철 학회장은 “이 시기는 국내 의학물리의 태동기”라고 말한다. 현재 영상의학, 방사선종양학, 핵의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700여 명의 의학물리사들이 학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의학물리사(medical physics)는 방사선 장비의 인수검사에서부터 방사선치료기 사용 준비, 방사선 치료설계 및 치료법 개발, 치료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정확한 방사선량 측정, 주기적 품질관리, 환자 맞춤 정도관리 등을 진행해 환자가 의사의 처방대로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방사선량을 투여받아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최상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의학물리사가 이 같은 주요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치료 정확도, 안전성, 객관성을 확보할 수 없어 최적의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되고 결국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의학물리사는 ‘방사선 치료의 품질과 안전’ 측면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한국의학물리학회(이하 의학물리학회)는 매년 춘·추계 정기학술대회를 통해 회원들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학술정보를 교류한다. 이와 함께 학술저널인 ‘의학물리’를 년 4회 발행하며 회원의 연구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있다. ‘의학물리’는 KCI등재학술지로 인정받은바 있으며, 현재는 SCI 국제학술지를 목표로 영문학술지로 ‘Progress in Medical Physics’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학술지 내실을 기하기 위해 편집위원회를 중심으로 ‘PubMed Central’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이밖에도 학회는 의학물리사의 전문성 확보와 우수한 인재양성을 위해 다양한 인재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의학물리학전공 대학원과정 인증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임상의학물리사 연수과정에 대한 인증 사업도 시행해 오고 있다. 또, 의학물리전문인 자격시험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의학물리학회는 국제의학물리학회(IOMP), 아시아-오세아니아 의학물리기구연맹(AFOMP)에 회원학회로 가입하여 국제적인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1996년부터 매 3년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일의학물리학회를 공동으로 개최함으로써 양국 간 학술 및 인적교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2006년에는 의학물리 및 의용생체공학 세계학술총회(WC2006)를 대한의용생체공학회와 공동으로 성공적으로 주최하여 한국의학물리공학 수준을 세계에 홍보하는 전기도 마련한 바 있으며, 제8회 세계방사선수술학회를 2009년 성황리에 개최한 바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시거나 의학물리전공 박사학위를 받은 의학물리학자 중에는 외연을 넓히기 위해 해외, 특히 북미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조병철 학회장은 “현재 100여 명이 북미한인의학물리학회(KAMPiNA, 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physicists in north america)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학회는 이들과 긴밀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여 소개한다.

조병철 학회장

▶ since 1990, 창립 30주년 맞은 의학물리학회

  1990년 설립된 한국의학물리학회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당초 의학물리학회는 지난 30년간 의학물리학문 발전과 의학물리사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해 온 학회 활동을 조망하고, 세계적인 석학들과 의학물리학 발전방안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를 계획했었다. “3년마다 번갈아 열리는 한일의학물리학회를 서울에서 추진하고, 북미의학물리학자들도 대거 초청을 계획하였으나 코로나 여파로 아쉽게도 내년으로 연기되었다”고 말한다.

  오는 9월 18-19일 진행되는 창립30주년 기념행사 및 제60차 추계학술대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온라인 학술대회에는 진단, 영상, 방사선치료, 입자치료 분야 국내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을 통해 의학물리 최신 트렌드를 공유할 예정이다. 또 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학회30년사 기념집’을 출간하고, 일반인과 의학물리학 입문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 동영상’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학회30년사 기념집’과 더불어 학회지에는 한국의 의학물리 발전에 대한 과거 30년을 회고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리뷰 논문 15편이 게재될 예정이다. “기념집에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IMRT)의 국내 정착, 치료계획시스템의 선량계산 알고리즘 발전과 입자치료 등 방사선치료의 발전 과정과 더불어 치료정확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한 체부정위방사선수술(SBRT), 호흡연동방사선치료(RGRT) 등이 소개될 예정”이라는 조병철 학회장은 “이와 함께 의학물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별 미래 기술을 전망하는 리뷰논문을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학물리학회는 SNS 시대 흐름에 맞춰 홈페이지를 컴퓨터와 태블릿PC, 휴대폰, 각종 스마트기기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반응하는 디자인으로 리뉴얼시키고 있다. 반응형 홈페이지로 개편되면 학회원 검색과 연수 평가 확인 등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의학물리 공인자격증은 의학물리사 제도화와 같이 풀어야 할 숙제

조병철 학회장

  전문의가 방사선치료 및 진단을 위한 처방을 내리면 방사선 의료기기의 물리적, 공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조율하여 최적의 진단 영상 및 치료를 위한 방사선이 조사될 수 있도록 하며, 실제 환자에게 처방선량이 정확하게 투여되도록 필요한 모든 사항을 점검하고 조치를 취하는 전문가인 의학물리학자는 임상적 니즈를 이해하고 최적의 치료효과를 낼 수 있도록 브릿지 역할을 해 준다.

 의학물리학회에서는 의학물리전공 대학원과정, 임상연수과정 인증사업과 더불어 전문인자격인증제도(KBMP)가 시행해 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회독립성을 통한 공신력확보를 취지로 학회와 별개로 대한의학물리전문인 자격인증위원회(KMPCB)가 조직되어 IOMP와 연계된 전문인자격증 및 K-CAMPEP 대학원과정 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KBMP와 KMPCB의 혼재는 젊은 의학물리사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측면이 있어,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조병철 학회장은 “학회 법제화 위원회, 고시위원회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혼란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의학물리 공인자격증은 의학물리사 제도화와 같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한다.

  의학물리사는 국제노동기구의 국제표준직업분류표에 명시되어 있는 의료전문인으로, IAEA에서도 의학물리사의 역할을 강조해 오고 있다. 의학물리사 자격인증을 함께 시행하고 있는 미국방사선전문의 자격인증위원회(ABR)는 의료방사선분야에서 의학물리사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반증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의학물리사를 직업군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의학물리학회는 지난 30년 간 의학물리사의 제도화와 국가공인 자격증 부여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2002년 의료법개정안과 2003년 과학기술부 의학물리사 인증제 추진 등 몇 번의 기회도 있었으나 결국 여러 외부 요인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모두 무산되었다.

  “비록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문가 집단을 육성하여 의료 질을 향상시키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는 조병철 학회장은 “하지만 현재까지는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필요에 의해 의학물리사를 고용하고 있는 실태”라며, “의료방사선의 안전과 최고의 진료를 위해 필요한 의학물리사의 제도화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어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우리 학회는 앞으로도 관련 이해당사자 및 관계기관의 이해와 협조를 얻기 위한 노력을 통해 의학물리사의 직업 인정, 의학물리사를 통한 의료방사선 품질관리, 임상진료 서비스에 대한 수가인정 등을 단계별로 추진해 나아야 할 것”이라며, “15대 학회에서는 법제화 위원회를 통해 지난 30년의 법제화 활동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향후 법제화의 토대를 재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의학물리학회는 방사선치료 안전망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된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방사선치료기기에 대한 독립적 품질감사제도 검사서비스 구축에 적극 협조한 바 있다. “원자력의학원과 우리 학회는 국내 의학물리분야의 인력양성, 연구 인프라 구축 및 연구 기획 등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는 조병철 학회장은 “독립적 품질감사제도에 대한 검사서비스 제공에도 학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양 기관은 방사선 의학을 선도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방사선의학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의학물리 학문발전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의료 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의학물리사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방사선치료계획자동화, 진료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MR-Linac과 같은 영상유도방사선치료, 적응방사선치료 등의 이용 확대, 그리고 양성자, 중입자, 중성자 등 입자방사선치료에 대한 도입이 예상된다.

  이처럼 변화되는 의료 환경에서 의학물리사가 진료에 있어 최선의 품질과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정보교류와 연수교육 등이 필요하다. 이에 의학물리학회는 다양한 전문지식을 보급하기 위해 학술위원회, 교육위원회를 통해 학술대회, 연수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회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온라인 학술대회 및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조병철 학회장은 “우리 학회는 최근 온라인 연수교육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이는 고무적인 성과”라며 “의학물리분야는 특성상 새로운 검사장비, 치료기법 등에 대한 신속한 정보 교환이 중요하므로 관련기업과 협의 하에 웨비나 등을 적극 활용하여 회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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