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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진영우 센터장-원자력·방사선 비상진료의 컨트롤타워 실전 같은 훈련과 시스템으로 ‘행복한 삶’ 지켜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진영우 센터장-원자력·방사선 비상진료의 컨트롤타워 실전 같은 훈련과 시스템으로 ‘행복한 삶’ 지켜

인명과 재산상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사고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사고라면, 즉각적인 대응과 체계적인 시스템 관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고의 차선책이 될 것이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방사선 관련 비상진료 및 대응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말하는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이하 센터) 진영우 센터장은 “우리 비상진료센터는 원자력병원 내에 위치해 있으면서 방사선의료전문가들과 유기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어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 재난과 테러의 위험성이 높아진 한반도

2016년 7월 5일 울산 동구 동쪽 52km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으로 인해 울산은 물론이고 한반도 전체가 흔들렸다. 1978년 이래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에서 5번째로 강한 지진이었다고 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던 2011년 한해에만 52회가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는 1년에 40~50회의 지진이 발생된다고 한다. 재난은 비단 지진뿐만 아니라 태풍, 폭우, 폭염 등 자연재해에서부터 화재, 각종 사고 등 인재까지 다양한 형태로 우리를 위협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IS에 대항하는 세계 동맹국’ 관련 영상에 태극기가 나타나는 등 테러대상국으로 지목되면서 그 위험성도 커졌으며, 최근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로 인해 북한의 테러위협 역시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오는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몇 백번이고 실전훈련을 통해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 방사선 노출 등 원전사고 발생시 비상진료 진두지휘

모든 재난사고는 무서운 피해를 동반한다. 때문에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재난・재해 대응 의료시스템이나 피폭과 같은 특수 의료대응시스템, 사전・사후 예방 의료시스템 등이 정확하게 갖춰져 있어야 한다. 또한 수준 높은 대비 매뉴얼 및 체계를 갖추고 반복·숙달훈련을 통해 실제 사고발생시 혼란과 인명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역할을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에서 담당한다. 2002년 조직된 이 센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많은 원자력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초기 방사능 오염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이 실패한 원인으로 피폭대응 의료기관의 원거리 분포와 의료진들이 피폭에 대한 사전지식과 정보가 부족해 두려움에 떨며 피난길에 오르거나 환자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방사능이 노출되면 공포심은 극에 달하게 된다”고 말하는 진영우 센터장은 “이러한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서는 사전교육과 전문지식 확보, 반복적인 훈련 등이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립된 국가비상진료센터는 자연재해나 사고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 피폭 관련 환자에 대한 응급진료 등 방사선 관련 비상진료를 담당하는 국가적인 의료기관으로 지난 2002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지정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전국 23개의 비상진료 관련 지정기관과 긴밀하게 교류하기 위한 ‘국가방사선비상진료네트워크(NARMED-Net)’를 운영하는 센터는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선 피폭환자에 대한 비상진료에서부터 1차 및 2차 비상진료기관을 지원한다. 방사선 노출 등 원전사고 발생시 응급진료에서부터 의학적 영향평가까지 비상진료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비상진료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방사선비상진료체계 구축에서부터 사고피폭선량평가, 연구개발(R&D), 교육훈련, 대외협력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북핵 실험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방사능 재난 위협 요소가 증가될 인접국가 원전운영 및 원전증설 계획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대응태세 수립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비상진료센터는 산하에 정책기획부(정책사업담당), 비상진료부(비상진료팀, 방재훈련팀, 비상진료규제팀), 방사선피폭연구부(피폭손상치료연구팀, 방사선위해도평가팀), 방사선선량평가부(생물선량평가팀, 보건물리팀) 등 4개 부처에서 8개 팀이 운영되고 있다.

“방사능 재난시 능동적인 현장 초동대응능력을 키우기 위해 비상진료시스템을 보다 실전에 가깝게 체계적으로 개선시키고 있다”는 진영우 센터장은 “뿐만 아니라 방사선의학 관련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관련 전문가들을 수시로 교육시키고, 원전사고뿐만 아니라 테러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년에 8~9회 진행하는 대규모 훈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인정받아 9월 말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역량개발센터(Capacity Building Center, CBC) 공식 지정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역량개발센터로 인정받은 비상진료센터는 앞으로 아시아의 원자력 및 방사선사고에 대비한 비상대응인력의 능력강화 임무를 맡게 된다. 한편 비상진료센터는 이의 일환으로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중동, 아시아 국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CBC 국제교육과정’을 진행한 바 있다.

 

>> 피폭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폭대응은 한두 달 내에 끝나지만 저선량 피폭에 대한 영향은 오래간다”고 말하는 진영우 센터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역시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토질 및 바다오염 등으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 발생의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저선량의 방사선이 장기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환경적 영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저선량 피폭 연구는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한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방사능 누출 사고시 피폭이 자연환경, 인체 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연구하기 위해 치아, 소변, 혈액 등을 통해 인체변화를 연구하는 ‘생물학적 선량평가’와 측정 및 계측기기를 이용해 선량영향을 연구하는 ‘물리학적 선량평가’ 연구팀을 별도로 조직하고 연구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실제 큰 피폭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의료진의 임상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하는 진영우 센터장은 “피폭사고가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물리적, 생물학적으로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방사선 재난에 의한 대량 환자 발생에 대비한 치료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방사선 피폭 인체 유사 동물 모델 구축 및 다학제 협력을 통한 피폭 손상 평가 시스템 구축이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국가비상진료센터는 일상에서 방사선 피폭에 대한 진료와 대응을 위해 방사선영향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방사선영향클리닉은 후쿠시마 등 위험지역 여행자나 방사선 보건의료 종사자 등 피폭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 사람들을 ‘24시간 온콜시스템’을 통해 상담해 주고, 피폭량을 체크해 적절한 조취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원자력 및 방사선 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방사선피폭경리병동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병동은 평소에는 갑상선 암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 보다 더 중요해 질 센터의 역할과 임무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재난사고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다. 대테러에 대비한 훈련을 2006년부터 시작한 비상진료센터는 군·경·소방관계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재난사고 대비는 물론 테러사고 발생시에도 신속·정확한 비상진료가 가능하도록 현실성 높은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보완, 개선해 왔다. “개소할 당시만 해도 비상진료 시스템 구축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낮았지만 최근 자연재해와 인재,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센터의 역할이 중요해 지고 있다”고 말하는 진영우 센터장은 “처음 8명으로 시작한 센터는 지속적으로 조직이 강화되어 현재 80여명의 전문인력이 센터를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젊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열정”이 비상진료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하는 진영우 센터장은 “모든 직원과 관계자들이 센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호간에 업무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진짜 행복은 ‘안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진영우 센터장은 “우리 센터 직원들이 각자의 삶에서 의미를 되짚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한다면, 그 속에서 센터의 미래와 핵심가치 그리고 중요성을 깊이 느끼며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다른 나라의 경우 병원과 비상진료센터가 떨어져 있지만 우리 센터는 원자력의학원 내에 위치하고 있어 즉각적인 대응과 함께 비상진료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는 진영우 센터장은 “국제적인 사례와 우리 국민의 정서, 그리고 우리 센터만의 경쟁력 있는 구조를 활용해 실제 사고발생 현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우리의 역량이 집중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업무 전반에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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